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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김옥진 2010. 3. 31. 12:11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시인의 대표작 ‘향수’라는 시입니다

1923년 일본유학시절에 썼다니 좀 오래된 시대배경..

요즘은 우리에게 노랫가사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 시이지만

어렵지 않은 단어를 사용하여 가슴에 많이 와 닿는

정말 시골 같은 시입니다

 

해설피 금빛에서 해설피.... 사투리랍니다.

‘해가 져 밝은 빛이 약하다’는 뜻을 가졌다합니다

그렇다면 해가질 무렵 어둑어둑해진 무렵의 누렁소라 하면

잘 이해되었을텐데 얼룩배기 황소가 라는 말이 앞에 나와 있으니

도무지 헷갈려 ....누렁소 중에 얼룩백이 황소가 있다합니다..

알면 별거 아닌데.. 


그리고 함추름 휘적시던 곳은 또 뭔 뜻?

답은 흠뻑 적셔지던 곳이라합니다

풀 섶에 숨어버린 화살을 찾으려 풀 섶 이리저리

휘저으며 찾다가 오히려 이슬에 흠뻑 젖어버린 것을 표현한다고 ...

사투리 공부는 이만하고....

 

뜻을 알고 노래를 들으니 더욱 정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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